[EOS-300D] 無佛스님과 유성이

오늘 울진군 후포면 후포리에 있는 광도사라는 절에 갔다.
이 광도사라는 절은 無佛스님이 지으신 곳으로 후포에서는
꽤나 알려진 곳이다.
포교를 잘해서?
아니다 無佛스님은 절대 포교를 하지 않는다.
그저 공부하는 스님일 뿐이다.
그저 방학때 마다 아이들을 모아 놓고 한문을 가르키면서
덤으로 포교를 약간 한다. 말하자면 방학기간의 체험학습 정도랄까?
그래서인지 몰라도 이 곳에 오신지가 거의 20년이 넘어가는데
동네분들께서 無佛스님을 존중해 주시는 편이다.
왜 일케 잡설이 기냐고?
이 無佛스님이 울집과 아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생물학적으로 나의 넷째 큰아버지가 되신다.
출가하신 분이라 속세의 모든 인연이 끊어 졌다고 큰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게 한다.
그저 "스님"이라고 부르라고만 하신다.
그나저나 이 광도사라는 곳이 바로 바닷가라서 여름에 놀러가기 딱이다.
아쉬운 것은 묵을 곳이 만만치 않아서 결국 절에서 묵어야 되는데,
그럼 음주가무는 물건너간다... ㅡㅡ;;;
뭐, 그럭저럭 無佛스님이 꽉 막힌 분은 아니라 육식도 어느정도 이해는 하시는 분이긴 한데,
솔직히 절간에서 고기냄새를 피울 수는 없는 법이지 않는가... ㅎㅎㅎ
어쨌거나!!!
울 유성이가 100이 지났겠다, 때마침 스님도 공부하러 나가셨다가 오셨다고 하셔서
겸사겸사 유성이를 스님께 보여 드리러 갔다.
無佛스님은 출가하신 분이라 자손이 당연히 없다.(몇몇 대처승은 처와 자식을 둘 수 있으나,
그건 극히 드문 일이다. 일본에서는 흔하다지만...)
그래서인지 날 아주 귀여워 하셨다.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내가 스님이랑 매우 닮았다.
그래서 어렸을 적 부터 아주 귀여워 해 주셨다.
거기에 붕어빵마냥 닮은 아들넘 델구 가니 스님이 무척 반가워 하셨다.
전부터 그 곳에 자주 집사람이랑 놀러 가면 스님께서 외국에 자주 나가시는데,
거기에서 사가지고 온 진귀한 것들을 우리 부부에게 마구마구 주셨다.
이번에도 뭘 얻을거 있나 하고 갔다.(아주 솔직히 말해서 진짜다.)
떡하고 가니 웬걸, 선방에 스님이 32인치짜리 LCD TV를 PC에 연결해서 보고 계신다.
게다가 캄보디아에 가셔서 사 가지고 오신 한화로 60점정도 하는 천연 라텍스 매트리스를
떡하니 깔고 계신다.(이거 100% 천연고무 라텍스다. 국내에서 파는 합성 라텍스가 절대 아니다. 게다가 현지 가격이 60점인데, 국내에서는 못줘도 200점짜리란다.)
스님이 은근슬쩍 얼리 어댑터 기질이 있으셔서 갈 때 마다 아무 말 없이 내게 뽐뿌질을 하시는 포스를 풍긴다. 이게 바로 진짜 부처님의 가호를 입은 지름신의 고단수가 아닐까 싶다... ㅡㅡ;;;
어쨌든! 갔으니까 사진을 찍었다.
일단 감상 하시라~

이 사진의 쥔공이 바로 무불스님이시다.
속세의 인연으로는 나의 넷째 큰아버지가 되신다.
지금은 많이 늙으셨지만, 한창때 얼굴을 보면 나의 20년 후 얼굴이 그대로 나온다.
몇년전엔가 여름에 놀러 갔었는데, 스님이랑 같이 선방에서 얘기를 하던 중,
보살님이 들어 왔다가 "아이구, 똑같네!" 이 말을 하시고 나가셨다.
그날 이후 스님에게 숨겨둔 아들이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나 어쨌다나... ㅡㅡa
게다가 이 분은 혼자서 캄보디아, 인도 등등의 동남북 아시아를 몽땅 돌아 다녀 보셨단다.
원래는 나이가 더 먹기 전에 성지 순례를 하기 위해서였는데,
이젠 여행에 맛을 들이셨단다.
스님의 신분인데다가 의외로 절의 수입이 짭짤한지라(... '') 일년에 한 두번은 나가신단다.
올 해 말옹이 앙코르와트 사원에 갔다 왔다고 자랑을 하던데,
스님은 혼자서 한달간 앙코르와트 사원, 인도네시아를 돌아다니셨단다.
그게 아마 8월말쯤이었다던가...
말옹은 혹시나 지나치다가 봤을수도... ㅎㅎㅎ

조카손주인 유성이와 함께 찍은 사진이다.
갓 태어났을 때에도 그랬지만, 정말 닮았다.

포도를 먹는 모습...